金剛般若波羅蜜經重刊緣起 序

聖人之說敎也가 豈不欲家喩而戶曉之也시리요마는 有所不能者는 勢然耳라 今夫五家解般若經者는 旣有先賢之稱述則不待後生之臚列而挽近已來에 世降才劣하고 道衰事繁하야 遂使聖敎로 不至望溟而退步者가 無幾하니 噫嘻悲哉로다 寶山和尙이 悶此之久矣라 思所以普供天下人而同霑法雨하야 重重印布하야 一日에 來請于吾師漢岩老和尙한대 和尙이 嘉其誠願하사 義不敢辭하시고 敎授之暇에 遺其繁懸其吐하사 使目之者로 渙然怡然하야 庶不滯夫文脈하고 而直得乎聖旨케하시니 盖所以維持末流之窮而亦出於苦心致覺之意者也라 後學蔑學이 何敢贅贊乎其間이리요마는 而去聖旣遠하야 爲學人津筏이 蔑有是經이라 流布天下에 可使家喩而戶曉故로 忘其僭越하고 略敍其顚末如右云爾로다

佛紀 二千九百六十四年(1937) 丁丑 元月 日
沙門 宅成 盥手謹疏


금강반야바라밀경 중간연기 서 
 

성인이 가르침을 베풀매 어찌 집집마다 깨우쳐 주고 호호마다 가르쳐 주고 싶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럴 수 없는 것은 형편상 그와 같은 것이다. 오늘날『오가해반야경』은 이미 선현이 말씀하신 바 있으니, 후생으로서 말할 바가 아니다.

근래에 들어서 세상의 도가 침체되어 재주가 용렬하고 도가 쇠퇴하고 일이 번거로워서 마침내 성인의 가르침으로 하여금 바다를 바라보고 물러서지 않는 자를 찾아보기 어려우니, 아! 슬프고 슬픈 일이다.

보산(寶山)스님이 이러한 점을 근심한지 오래이다. 이 때문에 천하 사람들에게 널리 보시하여 법우(法雨)를 적셔주고자 이 책을 거듭 출판하려고 우리 스승 한암노스님을 찾아와 청하자 스님께서 그의 성의와 원력을 가상히 여겨 도리상 감이 이를 사양하지 못하고, 가르치신 여가에 그 번거로운 부분을 생략하고 토씨를 달아 이 책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얼음 풀리듯 기쁜 마음으로 보게 만들어 주어 문맥에 막힘이 없고 곧바로 성인의 종지를 얻게끔 해 주시니, 대개 말류의 곤궁함을 유지한 것이며 또한 고심에서 깨우치려는 뜻에서 나온 것이다.

후학의 얕은 학문으로써 어떨게 감히 여기에 군더더기를 붙힐 수 있겠는가? 성인이 이미 떠나가신 지 이미 멀어서, 배우는 이들에게 필요한 뗏목이 이 경보다 더한 것이 없기에, 이를 천하에 널리 유포하여 집집마다 깨우쳐 주고 호호마다 깨우쳐 줄 수 있어 분수에 넘는 일임을 잊고서 대략 그 전말을 위와 같이 서술하는 바이다.

불기 2964년(1937) 정월 일
사문 택성 손을 씻고 삼가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