楞嚴經(능엄경) 序

「通萬法明一心이 圓敎」의 要旨라면 「棄濁染發妙明은 이 楞嚴」의 大義다. 이 經이 『思益經』과 아울러 『楞嚴ㆍ思益』은 鬼神於文이라는 古人의 評도 있거니와 果然 文章이 箴ㆍ銘과 같은 四字體式으로 되어서 細密히 咀嚼하지 않고는 理解할 수 없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그러므로 千有餘年 동안 敎材로 해온 戒環解를 主로 하여 段落을 떼고 正脈疏를 伴으로 하여 解釋을 붙였다.

大義를 추리는데 있어서는 戒環解보다 正脈疏가 優越한 点이 많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是非와 人我로써 古人의 長短을 妄評하는 것은 後學의 道理가 아니라고 본다. 왜냐하면 因襲은 쉽거니와 初創은 어렵기 때문이다.

正脈疏는 譯文만으로 두고 戒環解는 懸吐外에 譯文을 붙이지 않았다. 그것은 戒環解가 疏의 引用한 中에 많이 번역이 되어 있을 뿐 아니라 思索을 해 보는 것도 無妨하다고 본 때문이다.
또 正脈疏는 너무 浩澣해서 모조리 引用하지 못하고 다만 大義만을 추려서 한 것이며, 그 中에 千百分의 一ㆍ二는 自意로 註釋도 한 것이다.
이 經을 읽는 이는 經을 보다가 疑心이 나면 번역을 보고 번역을 보아도 모르게 되면 解를 보고 解를 보아도 풀리지 않으면 疏를 보아서 經의 大義가 드러나면 解와 疏와 譯文을 다 접어두고 原經만을 熟讀하는 것이 硏究人의 姿勢라고 본다.

이 經을 一讀二讀으로 乃至 百讀千讀하여 言外의 宗旨를 처破한다면 저 儒學者의 楞嚴千讀에 大文章家가 되었다는 歷史는 말할 것도 없으려니와 또한 通萬法明一心한 要旨도 華嚴學에만 專美하지 않으리라고 보는 것이다.

應化 三千八年(1981) 辛酉 壯月 日
五臺山人 呑虛 삼가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