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현스님에게<3>

兩度 書信은 잘받아 읽고도 그 間에 餘暇가 없어서 答이 이제까지 지연되었지 前書에 물은 雙遮雙照는 遮照라는 말이 體用이라는 말과 같은데 但 體用은 工夫가 아닌 本體本用을 말한 것이라면 遮照는 工夫가 있는 體的이 면에서 보면 遮가 되고 用的인 面에서 보면 照가 되는것이지 雙遮雙照라는 것은 體的인 面에서 볼 때 體만 없는 것이 아니라 用까지도 없기 때문에 雙照가 되는 것이요 用的인 面에서 볼 때 用만 分明한 것이 아니라 體까지도 分明하기 때문에 雙照라 하는 것이니 이것은 全揀門 全收門이라고도 하지 全揀門에서 볼 때엔 實際理地에 不受一塵이요 全收門에서 볼 때엔 佛事門中에 不捨一法이 되는 것이지.

恩師가 돌아가셔서 孤兒가 되었다니 듣기에 참 안되었구려 그러나 自古로 賢人達士가 孤兒出身이 많으니 念慮할 것이 없다고 보지 代表的으로 孔子께서 十歲前에 兩親을 다 잃은 孤兒이였지 그렇지만 孤兒로서 孔子境地에만 간다면 그다지 섭섭하지 않겠지

緇門 번역이 이제야 겨우 끝나고 初發心自警을 始作할 판이야 그것까지 해달라고 조르니까 七月 解制까지면 끝나지 않을까 보지 아무쪼록 精進에 努力하기 바라며 오늘은 이만 줄이노라.

庚申六月 七日也에 呑虛謝答

쌍차쌍조(雙遮雙照)란 체적인 면에서 볼 때 체만 없는 것이 아니라 용까지도 없기 때문에 쌍차(雙遮)가 되는 것이요 용적인 면에서 볼 때 용만 분명한 것이 아니라 체까지도 분명하기 때문에 쌍조(雙照)라 하는 것이니 이것은 전간문(全揀門) 전수문(全收門)이라고도 하지. 전간문(全揀門)에서 볼때 실제이지(實際理地)에 하나의 티끌도 받지 않음이요 전수문(全收門)에서 볼 때엔 불사문중(佛事門中)에 하나의 법도 버릴 것이 없는 것이지.

은사스님이 돌아가셔서 고아가 되었다니 듣기에 참으로 안되었구려. 그러나 예로부터 현인(賢人) 달사(達士)가 고아출신이 많으니 염려할 것이 없다고 보지. 대표적으로 공자께서는 열 살 이전에 양친을 다 잃은 고아어였어. 그렇지만 고아로서 공자의 경지에만 간다면 그다지 섭섭하지는 않을 것이야.

『치문(緇門)』번역이 이제야 겨우 끝나고 『초발심자경문(初發心自警文』을 시작할 예정이야. 그것까지 해 달라고 조르니까 7월 해제까지면 끝나지 않을까 싶네. 아무쪼록 정진에 노력하기 바라며 오늘은 이만 줄이노라

경신년 6월 7일 탄허 답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