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현스님에게-1
서역(西域)의 伊字三點

이것은 縱橫幷別을 也難分이라하여 우리 마음을 表現한 것인데 즉 道는 縱(ː)도 아니요 橫(…)도 아니요 三點이 붙은 幷도 아니요 三點이 떨어져 있는 別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 무엇이냐 곧 言語道斷하고 心行處滅이라는 道體를 그려보인 것이다.
우리 마음의 時空이 끊어진 境地를 표현하자면 伊字三點에서 지내는 것이 없다는 것이지.
禪榻ㆍ禪案ㆍ禪座ㆍ禪床 등은 서간문의 이름뒤에 쓰는 平交나 乃至 手下에게 써 보내는 名詞요 手上에게 쓰는 名詞는 猊下ㆍ座下ㆍ尊軒ㆍ尊座等이라 하는 것이지
元曉疏記 起信論原稿가 요사이 끝이 났지 이젠 金剛經만 남아 있지 仔細한 말은 書信으로 不可能이기에 오늘은 이만 줄이고 健康히 工夫 잘 하기를 빌며 모든 謝語는 心月相照中에 부쳐두노라.
기미 閏六月 二十九日也에 呑虛 謝書

서역(西域)의 이(伊) 자 삼점(三點)
이것은 “세로나 가로나 함께 붙은 것이나 모두 떨어져 있는 것을 구분하기 어렵다.” 하여 우리 마음 자리를 나타낸 것인데, 곧 도(道)란 세로(ː)도 아니요 가로(…)도 아니요 세 점이 붙은 것도 아니요 세 점이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 도대체 무엇일까? 곧 언어가 끊어지고(言語道斷) 마음 의식의 곳마저 사라진(心行處滅) 도체(道體)를 그려 보인 것이다. 우리 마음의 시공(時空)이 끊어진 경지(境地)를 표현하자면 이자(伊字)의 세 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지.
서간문의 이름 뒤에 쓰는 선탑(禪榻)ㆍ선안(禪案)ㆍ선좌(禪座)ㆍ선상(禪床) 등은 평교(平交) 사이나 아니면 수하(手下)에게 쓰는 명사(名詞)이며, 수상(手上)에게 쓰는 명사는 예하(猊下)ㆍ좌하(座下)ㆍ존헌(尊軒)ㆍ존좌(尊座) 등이라 하는 것이지.
원효소기(元曉疏記) 『기신론(起信論)』 원고가 요사이 끝이 났고 이젠 『금강경(金剛經)』만 남아 있어. 자세한 말은 서신으로 다할 수 없기에 오늘은 이만 줄이고 건강히 공부 잘 하기를 빌며 모든 감사의 말은 마음달이 서로 비춰보는 가운데에 부쳐두노라.
기미년(1979) 윤 6월 29일 탄허 답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