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寺大雄殿重創大施主趙公重勳頌德碑

五臺山月精寺法堂重創大施主頌德碑銘幷序

不咸一脉이 落來於南하야 週廻凡三百有餘里하니 其雄深高大 與金剛으로 相甲乙하야 可見元氣之所凝聚하니 則固知五臺山者는 佛陀眞身常住之所也라 月精寺者는 五類大聖 現身之地也라 況是寺也 亦爲是山之喉吻일새 故慈藏師 開基之初에 以文殊所贈如來舍利 三十七枚로 建九層塔而奉安之러니 李太祖創業之後에 每歲春秋에 各納白米二百石과 鹽五十石하야 別修供養而用資福利하야 遂以爲歷代之恒規라 國內之名山巨刹이 非不壯也며 奇觀異聞이 非不衆也로되 若夫寶宮之先創과 聖靈之異跡과 君王之出入과 御牒之留鎭이 蔑有此山若也라 故曰五臺는 佛之宗刹也라 嗚呼라 自乙酉解放以後로 因農地之改革으로 寺院은 塵已沒矣요 田畓은 錐難立矣러니 及到庚寅南北之事變에 以焦土作戰으로 殿閣數十棟이 盡入於灰燼이라 羅麗以來로 洎至于今히 罹其鬱攸之災者 凡三回라 則慈藏所謂三入藤蘿之記 豈非有符於今日也耶아 挽近以來로 余因敎團之淨化로 來住於此러니 有萬化喜贊者는 本是雲水衲子어늘 而慨然有重創志하야 先築寮舍與方山窟數棟하고 次建法堂할새 賣却基本林木之若干하야 慕緣檀信淨財之多少하야 始於甲辰春하야 至于丁未秋而未完이라 可謂涉海鑿河而使蚊負山也라 屈指에 指亦酸矣요 欲言이로되 言已喪矣라 幸有大施之君子하니 趙公重勳이 是也라 公은 本貫楊州요 父는 命熙요 母는 永順이니 太氏라 母之夢에 因見蓮池邊에 有一童子 入水而誕公於漢城渼芹洞하니 卽庚申二月十一日丑時라 而李朝景宗辛丑에 行右議政 諱泰采 號二憂堂 謚忠翼公은 於公 爲九世祖也라 公은 以實業家로 名重於當世어늘 而來見是寺 發廣大願하고先施靑蓋瓦費 二百萬圓과 及木手備賃 三百萬圓하고 後擲佛像金 二百萬圓과 與丹靑費 三百萬圓하니 共計略千萬圓金也라 由是로 至己酉春而落之라 嗚呼라 非夙植德本而來者면 果能如是乎아 富而無驕도 尙爲難이온 況富而好禮者乎아 積而能散도 猶爲難이온 況散而能忘者乎아 前乎百載之旣往과 後乎百載之方來에 未有如今日之盛事라 而怳覺山增以高하고 水增以淸하야 天光雲影이 徘徊乎方塘하고 光風霽月이 瀅淨乎胸襟하야 宛然有一新底意思하야 千載之下에 令人肅然如在我五類大聖及慈藏祖師之前하야 而親承不言之敎矣니 宜其趙公之德海無量하고 吉慶成滿이 當如裵公之逐機頓이니 則普與法界含識으로 同霑利樂於無邊이요 而能原始要終하야 勤勤成辦者는 萬化之力也라
銘曰
五臺之名이 謚乎我國이라 依俙華藏이요 髣髴靈鷲로다
海岳相遷에 風雲變態라 分也成也요 成也毁也로다
毁則必成은 理固然矣라 寶網雲臺 越彼舊規라
若微趙公이면 焉有是事리오 捐捨巨額하야 獲功德聚라
緬思伊昔에 一器之水와 一竿之竹으로 功盖法界온
況復而今에 祗陀之樹와 須達之金은 異代同喩로다
一片短石을 特立寺隅하니 性相無二하야 法住法位하니
萬口是碑라 何用刻名이리오 惟卓其福이여 山高水長이로다

應化二千九百九十六年(1969)己酉四月一日
五臺山人 呑虛宅成 撰幷書

오대산 월정사법당 중창대시주 송덕비명병서

불함산 한 자락의 산맥이 남쪽으로 떨어져 내려오면서 두루 3백여 리를 구비쳐 내려오니 그 웅장함과 깊고 높음과 큰 것이 금강산과 우열을 다투고 있다. 그러나 원기(元氣)가 어린 것으로 본다면 오대산이란 참으로 부처님의 진신(眞身)이 상주하실 만한 곳이며, 월정사는 오류대성(五類大聖)이 현신하실 만한 터전이다. 더군다나 이 절 또한 오대산의 목구멍에 해당되므로 자장율사께서 처음 사원을 일으켜 세울 때 문수보살이 주었던 여래의 사리 37매를 받아 9층탑을 세워 봉안 하였고, 이태조가 창업한 이후, 매년마다 춘추로 각각 백미 2백석과 소금 50석을 보내 주었고, 별도로 공양을 받들고 복을 빌어 마침내 역대의 일정한 규칙으로 삼아 왔었다.

국내의 명산대찰이 장엄하지 않은 바 없으며 기이한 소문들이 많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적멸보궁을 맨 먼저 창건함과 성령(聖靈)의 이적(異蹟)과 군왕의 출입과 어필이 남아 있는 곳으로는 일찍이 이 오대산과 같은 곳이 없다. 이 때문에 오대산은 부처님의 종찰(宗刹)이라 하겠다,

아! 해방 이후 농지개혁으로 인하여 사원에는 털끝 하나 남아있는 것이라곤 없었고 전답는 송곳하나 세우기 어려울 지경이였는데, 경인년 남북동란의 초토화작전으로 법당 수십 동이 모두 불타버렸다.신라 고려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화재를 모두 세 차례 겪었는데 이는 자장율사가 말한 “세 차례 잡초더미 칡덩쿨 속으로 들어간다”는 비기(秘記)가 어쩌면 오늘날에 들어맞는 것이 아니겠는가?

근래에 들어 나는 교단의 정화사업 이후, 이곳에 주석하였는데 만화희찬(萬化,喜贊)은 본래 운수납자지만 개연(慨然)이 중창할 뜻을 가지고 먼저 요사채와 방산굴 몇 동을 지었고, 다음에 법당을 세우면서 본사의 산림을 어느 정도 팔고 신도의 모연금을 가지고 갑진년 봄에 시작하여 정미년 가을에 이르도록 완성하지 못하였다. 이는 바다를 건너고 하수를 파는 격이며 모기가 태산을 짊어진 격이라고 하겠다. 손을 꼽아도 손가락 또한 시릴정도이며 말을 할려고 해도 말을 이미 잃어버린 지경이었다. 그러든 가운데 다행히 대시주 군자가 있었으니,조중훈이 바로 그 사람이다.

趙公의 본관은 양주이며 부친은 명희(命熙)요, 모는 영순태씨(永順 太氏)인데 모친이 연못가에 한 어린아이가 물로 들어가는 태몽을 꾼뒤, 조공을 서울 미근동(渼芹洞)에서 낳으니, 경신년 2월11일 축시이다. 이조 경종 신축(1721)에 행 우의정(行 右議政)을 역임한 태체(太采),호 이우당(二憂堂), 시호 충익공(忠翼公)은 공에게 있어 9세조이다.

공은 실업가로써 당대에 명망이 높은데 이 절을 찾아와 보고서 크나큰 원(願)을 내어 먼저 청기와비 2백만원과 목수 임금 3백만 원을 보시하였고, 그후 불상금 2백만 원과 단청비 3백만 원을 쾌척하여 모두 약 1천만 원을 희사 하였다. 이로써 기유(1969) 봄에 이르러 낙성을 보게 되었다.

아! 일찍이 전생으로부터 덕의 근본을 심어온 사람이 아니라면 과연 이처럼 할 수 있을까? 부자로서 교만하지 않기도 어려운 일인데 더군다나 부자로서 예를 좋아하는 일이랴? 재물을 쌓아 놓고 베푸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더군다나 재물을 베풀면서도 그 일을 잊기는 더욱 어려운 것이다. 앞으로는 백세의 이전과 이후로 백세의 먼 미래까지 오늘날과 같은 성대한 일이 다시는 없을 것이다.

이에 산은 더욱 높고 물은 더욱 맑음으로써 하늘빛과 구름의 그림자가 연못에 배회하고, 빛나는 바람 맑게 개인 달이 가슴에 해맑게 비쳐온 듯, 일신(一新)되어 천년 이후의 사람들에게도 숙연하게 우리의 오류대성과 자장율사께서 앞에 계신 듯이 보여주게 되었고, 친히 말없이 가르침을 받들게 해 주었으니, 조공의 덕은 바다와 같이 끝이 없을 것이며 길한 일과 경하로운 일들이 원만하게 이루어져 마치 배휴(裴休)의 축기돈(逐機頓)과 같을 것이다. 이는 법계의 함식(含識)과 더불어 다함께 이로움과 즐거움을 끝없이 적시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일의 시종을 밝혀보면 부지런히 주선하여 완성한 사람은 만화의 힘이다.

명문은 다음과 같다.

오대산의 이름이여 우리나라에 널리 알려졌네
화장(華藏) 세계와 같고 영취산과 방불하네.
산천이 변하고 풍운의 덧없음이여
나누어지고 이뤄지고 이뤄지고 부숴짐이여.
부숴지면 반드시 이루어 지는 것은
참으로 이치가 그러한 때문이다.
보배그물 운대(雲臺)여 저 옛 모습보다 뛰어나니
만일 조공이 아니었다면 어찌 오늘이 있었겠는가?
거액을 희사하여 공덕의 더미를 얻었노라.
옛 일을 생각하니 한 그릇의 물과
한 줄기의 대나무로도 그 공은 법계를 덮는다 하는데
하물며 오늘에 공덕이 그보다 더한 것이야 지타(祇陀)의 나무와
수달(須達)의 황금은 세대야 다르지만 똑같은 일이다
한 조각 작은 비석을 절 모퉁이에 세워두니
성(性)과 상(相)은 둘이 아니요 법은 법의 자리에 머무네
많은 이의 칭찬이 곧 비석인데
굳이 이름을 새길 필요가 있을까?
오직 그 복이 높으시여
산처럼 드높고 강물처럼 길이 흐르리라

응화 2996년(1969) 기유 4월 1일
오대산인 탄허택성 짓고 아울러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