雉岳山 上院寺 事蹟碑
鶴城之東有山曰雉岳卽李朝五百年全盛時代福國佑世之東岳壇也 傳曰『蛇沒雉飛兩解空大小聲音四更中 雉蛇兩寃半宵解正知無着報酬鐘』盖諸方禪林起寢之法發於雉岳山而山之得名雉岳者亦以是也 山之上有寺曰上院卽新羅敬順王師無着祖師之創也 國內以上院名寺者有三而雉岳之上院最居其高處則四時之勝景千里之壯觀不言可想也 故無着嘗爲歌曰 『雉岳山兮眞仙境上院寺兮安禪居三龜石兮助陽址獅子石兮寺擁護』此其徵也 而若 夫 桂樹之手植騎龍之往來尤其奇觀異跡也 興廢相尋葺修相繼懶翁之重建卽李朝開國之初月峰之重葺嘉靖甲辰之歲偉學之重修乾隆戊午之歲靜岩之修莊乙巳春也 海峰之重修 癸亥秋也 三空之補修光緖戊午年也 竺念之再建韓末壬申歲也 曁于庚寅南北事變已來寺宇荒廢可謂門閣塵已沒庭際苔已生有慧園上人者來住此寺有年矣與化主盧利生女史同發重創之願募緣鳩財物若天來功若役鬼使法堂六間禪說堂三間寮舍十間始於壬寅春至翌年秋而落之嗚呼自有天地卽有此山而前乎數百載之旣往後乎數百載之方來未有如今日之盛事也 宣其慧園上人之德海與僉檀那之善根如恒河沙不可量也而能原始要終勤勤辦者利生女史化主之力也 請余爲記余略敍其顚末如右以示來者云爾
佛紀 二千九百九十三年(1966) 丙午乾月八日也
五臺山人 呑虛 金鐸聲 識.
치악산 상원사 사적비기
학성(鶴城)의 동쪽에 치악산이 있으니 조선 오백 년 전성시대에 나라의 복을 빌고 세상을 돕게 하는 동악단(東岳壇)이다. 전기에 말하기를 “뱀이 사라지고 꿩은 날아 둘이 모두 풀림이여! 크고 작은 그 소리 사경(四更)에 울려 퍼지네. 꿩과 뱀의 원한이 한 밤중에 해소되니 그는 무착(無着)이 종소리 알리는 줄 알러라” 하였다. 여러 총림 선방의 기침 규범이 치악산에서 나왔고 산의 이름을 치악(雉岳)이라 한 것도 또한 이 때문이다.
치악산 위에 상원사라는 절이 있으니 신라 경순왕의 왕사(王師) 무착조사가 창건하였다.
국내에 상원이라 일컫는 곳이 세 곳 있으니, 치악산의 상원사가 가장 높고 신령한 자리에 위치한 즉 사시(四時)의 승경(勝景)과 천지의 장관(壯觀)은 말하지 아니해도 상상할 수 있다.
무착 조사께서 일찍이 노래한 시(詩)에
치악산혜 진선경(雉岳山兮 眞仙境)
상원사혜 안선거(上院寺兮 安禪居)
삼구석혜 조양지(三龜石兮 助揚址)
사자석혜 사옹호(獅子石兮 寺擁護)
치악산이여 참으로 선경이요
상원사여 참선하기 아늑하다.
삼구 돌이여, 절터를 감싸주고
사자(獅子) 돌이여, 잘 지켜 옹호하네.
라고 한 것이 곧 이를 증명한다. 그리고 손수 계수나무를 심은 것과 용을 타고 오가시던 행적은 더욱 더 기관(奇觀)이며 이적(異蹟)이다.
그렇게 면면히 이어오고 보수하다가 조선 개국 초에 나옹스님께서 중건하셨고, 가정(嘉靖) 갑진년(1554)에 월봉상인이 보수하였고, 건융 무오년(1736)에는 위학(衛學)이 중수하였고, 을사년 봄에는 정암(靜岩)이 보수하였고, 계해년 가을에는 해봉(海峯)이 중수하였고, 광서 무오년에는 삼공(三空)이 보수하였고, 한말(韓末)의 임신년(1872)에 축념(竺念)이 재건하였다.
그 뒤 경인년(1950)에 이르러서는 6.25 사변을 당해 절이 황폐하여 가히 “집에는 먼지가 쌓여 발이 빠지고 뜰에는 이끼가 돋아났다”고 할 만하다.
혜원(慧園)스님이 이곳의 주지로 오랫동안 머물면서 화주 노이생(盧利生)여사와 함께 중창할 원을 세우고 화주하여 돈을 마련함에 하늘이 돕고 귀신이 도운 듯하여 법당 6칸과 선열당 3칸과 요사채 10칸을 임인년 봄에 시작해 그 이듬해 가을에 낙성을 보게 되었다.
오호라! 천지가 생기고 이 산이 생긴 이후로 수백 년의 전과 수백 년의 후에 오늘과 같은 성사(盛事)는 다시없을 것이다. 혜원스님의 공덕과 단월(信徒)들의 선근(善根)이야말로 항하(恒河)의 모래 수와 같아서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그 일을 힘써 마치게 된 것은 이생(利生)여사 화주의 힘이 크다.
나에게 그 사적비를 부탁하기에 그 사실을 시종 대략 기록하여 후세 사람들에게 보여 주노라.
불기2993년 (1966) 병오 4월 8일 오대산인 탄허 김택성은 기록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