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潭 大宗師 舍利塔碑銘 幷序

夫法王之爲體也가 冲虛妙粹하고 炳煥靈明하야 亘古亘今에 卓然而獨存者也라 自古賢達之士가 抱此法王之體하야 或鳴於西域하고 或鳴於東夏하야 聲振寰宇하야 以覺天下之大夢也하니 所謂一法之中에 儒之植根과 道之培根과 釋之拔根者가 是也라 迫而後에 動하며 感而後에 應하며 不得已而後에 起則與陰同德하고 與陽同波하야 遂成不朽之業하나니 靑潭大宗師가 是其人也라 宗師의 俗姓은 李氏요 本貫은 星山이며 俗名은 讚浩요 法名은 淳浩니 靑潭은 其號也라 父는 化植이요 母는 濟州高氏니 檀紀四二三五年 壬寅 十月二十日에 誕生於慶南晉州市水晶洞하다 高氏之夢에 曾見大鯉魚가 入室하야 漸化爲靑龍하야 乘五色虹而昇天하고 遂有胎氣라하니 盖有所自而來者也로다 生而挻特에 聰悟絶倫이라 二十四歲에 晉州農校卒業하고 尋入日本兵庫縣松雲寺하야 以行者修學이라가 至二十六歲時歸國하야 出家於玉泉寺하야 依映湖長老祝髮嗣法하니 於白坡律師에 爲八世孫也라 二十七歲에 入開運寺講院하야 大敎修了하고 於是에 有出塵之志하야 於捨敎義하고 入滿洲國水月禪師會下하야 問西來密旨하고 翌年에 歸國하다 又入定慧禪院하야 安居中에 有个入處하야 受滿空和尙之印하고 乃有詩曰 上來佛祖鈍痴漢이 安得了知衒邊事리오 若人이 問我何所能하면 路傍古塔이 傾西方이라호리라하시니 此正宗師之三十六歲時也라 自此로 不以得少爲足하고 晦光韜迹하야 盖加精進하니 若妙香之雪嶺三載와 雪岳之鳳頂三秋와 固城之文殊十年等은 皆勇猛保任之地也라 自後二十年來에 淨化運動之光驅는 一出於忍俊不禁이요 一出於苦心致覺而亦所謂文殊는 忘却來時路하고 普賢은 相將携手歸者也로다 至於內而曹溪宗初代總務院長, 中央宗會議長, 海印寺住持, 正法守護殉敎團組織, 東國學院理事長, 禪學園理事長, 佛敎再建非常宗會議長, 信徒會總裁, 統合宗團宗正之歷任과 外而世界佛敎徒大會韓國代表, 世界佛敎徒協會韓國支部委員長, 韓國宗敎協議會議長, 世界佛敎聯合會長, 長老院長等推戴와 及與國民勳章無窮花章之授與와 東大名譽哲博學位之追敍는 於宗師分上에 皆爲緖餘則所謂塵垢粃糠으로 將猶陶鑄堯舜者가 非也耶아 禪觀之餘에 所著之書가 有靈山圖, 나의人生觀, 現代의危機와佛敎, 마음, 信心銘講義, 般若經講義等이 盛行于世하다 辛亥十一月十五日에 化緣이 已盡하야 奄然入寂하니 世壽는 七十이요 法臘은 四十五라 以宗團葬으로 茶毘하야 得舍利十五顆하야 一分은 安於道詵寺하고 一分은 置於文殊庵하고 一分은 藏於玉泉寺하다 舍利者는 是梵語니 總稱之謂靈珠也라 別譯則有三義焉하니 曰骨神이며 曰精聚며 曰不思議니 盖所以精修三學之結晶體也라 七十年間을 遊於幻海에 或高超於深山幽谷之中而不出世間하고 或和光於紅塵紫陌之中不而入世間이라 入出이 無碍하고 生熟이 自在하니 可謂法王之功德身也로다 古人이 云苗而不穗者가 有矣夫며 穗而不實者가 有矣夫인저하니 嗚呼라 若宗師者는 可謂苗而且穗하고 穗而且實者也라 前乎百載之旣往과 後乎百載之方來에 未有如今日之盛事者也로다

銘曰.
有自而來여 生而挺特이라
學不加思여 不勉而得이로다
遊心三藏하고 通志大乘이라
精勤三業하야 禪祝偏弘이로다
心珠道種은 七淨이交輝하고
戒月悲花는 三空이列耀로다
淨化業績은 山岳比峻이요
始終抗節은 金石方堅이로다
名重當時에 德博而化하고
道扇方外에 聲譽遠播로다
哲人이云亡에 四衆이安倣가
慾海洪濤에 遄沈慈航이로다
萬口是碑라 何用刻銘가
惟卓其道여 山高水長이로다
塔立寺隅에 卽事卽理니
永傳無窮하야 爲衆所賴로다
佛紀 三千八年(1981) 辛酉 泰月 日
五臺山人 呑虛宅成 撰 幷書

청담 대종사 사리탑비명 병서

법왕의 본체는 비어 있고 오묘하고 순수하며 빛나고 신령하고 밝아서 예로부터 오늘에 이르도록 탁월하게 홀로 존재한 것이다. 예로부터 어질고 통달한 스님은 이 법왕의 본체를 가지고서 서역(西域)에서 그 명성을 울리기도 하고, 때로는 중국에서 그 명성을 울리기도 하여 그 이름이 천하에 진동하여 온 누리의 중생을 깊은 꿈에서 일깨워 주셨다. 이른바 “하나의 법 가운데 유교는 뿌리를 심고 도교는 뿌리를 북돋우고 불교는 뿌리를 뽑았다.”는 말이 바로 이를 말하는 것이다.

절박한 후에 움직이고 느낌이 있는 이후에 응하며 마지못한 이후에 일어선 즉 음(陰)과 더불어 한가지 덕(德)이요,양(陽)과 더불어 흐름을 같이하여 마침내 불후(不朽)한 위업을 이룩하셨으니, 청담 대종사가 바로 그 분이라 하겠다.

스님의 속성은 이씨요, 본관은 성산이며, 속명은 찬호(讚浩)요 법명은 순호(淳浩)이며 청담은 그의 법호이시다. 부친은 화식(化植)이요, 모친은 제주 고씨이니, 단기 4235년(1902) 임인년 10월 20일 경남 진주시 수정동에서 태어나셨다. 모친 고씨의 꿈에 큰 잉어가 방으로 들어와 점점 푸른 용으로 변화하여 오색 무지개를 타고서 승천하는 것을 보시고 마침내 태기가 있었다고 하니, 종사의 태여나심은 유래가 있다고 말하겠다.

스님은 태어나자마자 빼어나시여 총명하여 여느 사람과 비유할 수 없었으며, 24세에 진주농업학교를 졸업하시고, 얼마 후 일본 병고현(兵庫縣) 송운사(松雲寺)에 들어가 행자로 수행하다가 26세에 귀국하여 옥천사(玉泉寺)에서 출가하여 영호(暎湖)노스님에게 귀의하여 삭발하고 법을 이으니, 백파율사의 8세 법손이시다.

27세에 개운사 강원에 들어가 대교(大敎)를 수료하고, 이에 세속을 벗어나려는 큰 뜻을 갖고 교학(敎學)의 의리를 버리고 만주 수월(水月)선사의 회중(會中)에 들어가 ‘조사께서 서쪽에서 온 은밀한 종지’를 물었고, 그 이듬해 귀국하여 또 다시 정헤서원(定慧禪院)에 들어가 안거(安居:참선)하던 중에 깨달음을 얻어 만공선사의 인가를 받으시고 이에 게송을 지은 바 있다.

上來佛祖鈍癡漢 예로부터 노둔하고 어리석은 부처와 조사는
安得了知衒邊事 어떻게 저자 거리의 일을 알 수 있었겠는가?
若人問我何所能 어떤 사람이 무엇을 잘하느냐고 묻는다면
路傍古塔傾西方 길가 옛 탑이 서쪽으로 기울었다 말하리.

이는 스님 36세 때의 일이다. 이후로부터 조그마한 깨침을 얻은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빛을 감싸고 자취를 감추어 더욱 더 정진을 하였다. 예를 들면 묘향산 설령사(雪靈寺)에서 3년, 설악산 봉정암(鳳頂庵)에서 3년, 고성의 문수사에서 10년 등을 주석한 것은 모두 용맹정진과 보임(保任)의 터전이시다.

그 이후로 20여 년 동안 불교 정화운동의 선구역할을 한 것은 한편으로는 차마 이를 방관만 할 수 없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요, 한편으로는 고심으로 깨달은 바 있는 데에서 나온 것이니, 이 또한 이른바 “문수는 왔던 길을 잊었고 보현보살은 서로 손을 마주 잡고 돌아간다는 것이 이것이다.”

국내의 활동으로는 조계종 초대 총무원장, 중앙종회 의장, 해인사 주지, 정법수호순교단조직, 동국학원 이사장, 선학원 이사장, 불교재건비상종회 의장, 신도회 총재, 통합종단 종정을 역임하셨고, 국외의 활동으로는 세계불교도협회 한국지부 위원장, 한국종교협의회 의장, 세계불교연합회 장노원 원장 등의 추대와 국민훈장 무궁화장 수여와 동국대학 명예 철학박사 학위의 추서가 있었는데, 이는 스님의 본분 상에 있어선 모두 하잘 것 없는 실오라기요 자투리이다. 이른바 “티끌과 쭉정이로도 또한 오히려 요순과 같은 선정(善政)을 베풀 수 있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선관(禪觀)의 여가에 저술한 책으로는 『영산도(靈山圖)』,『나의 인생관』,『현대의 위기와 불교』,『마음』,『신심명강의』,『반야경강의』등의 책이 세상에 널리 유포되어 있다.

신해년(1970) 11월 15일에 인연이 다하여 열반하시니,세수는 70이요, 법랍은 45이다. 종단장으로 다비하여 사리15과를 얻어 그 중 일부는 도선사에, 일부는 문수암에, 일부는 옥천사에 봉안하였다. 사리(舍利)란 범어인데, 총체적인 의미로 번역하면 영주(靈珠)라 하며, 이를 따로 번역하면 세 가지의 뜻을 가지고 있는데 첫째는 골신(骨神), 둘째는 정취(精聚), 셋째는 부사의(不思議)이다, 이두가 삼학(三學:戒·定·慧)을 정밀하게 닦은 결정체인 것이다.

70여 년 동안 세간에 살면서 혹 깊은 산 깊숙한 골짜기에 고고하고 초월하면서도 세간을 벗어난 것이 아니었고, 때로는 번거로운 세간에 함께 하면서도 세간으로 들어가지 않으셨다. 이와 같이 출입에 얽매임이 없고 모든 일에 자유자재하시니, 법왕의 공덕신이라고 말할만하다. 옛 사람이 말하기를 “싹이 돋아나고서도 이삭을 맺지 못한 것이 있고, 이삭을 맺고서도 열매가 익지 못한 것도 잇다.” 한다. 아! 스님과 같은 분은 싹이 돋아나고 또한 이삭을 맺었으며, 이삭을 맺고서 또한 열매가 익은자라 말할만하다. 백대 이전의 과거와 백대 이후의 미래에까지도 오늘과 같이 성대한 일이 있을 수 없을 것이다.

명문은 다음과 같다.
할 일이 있어 태어나심이여
태어남에 빼어나고 훤출하셨다
학문을 하심에 굳이 생각할 것이 없고
힘쓰지 않고서도 얻으셨도다
삼장(三藏)에 마음을 두시고
대승의 뜻을 통달하시었네
삼업(三業)을 정진하시여
선관(禪觀)을 크게 얻으셨네
마음 구슬, 도의 씨알은
칠정(七淨)이 서로 빛나고
계율의 달, 자비의 꽃은
삼공(三空)이 모두 빛나네
불교 정화의 업적은
산악과 같이 높으시고
시종 드높으신 절개는
금석과 같이 견고하네
이름은 당대에 높으시니
덕을 넓게 펴시고
도는 방외(方外)에까지 전하여
명성을 크게 떨쳤네
눈밝은 스님 열반하심이여
사부대중은 누구를 의지하리까?
욕망의 바다 큰 파도에
자비의 배가 가라 앉으셨네.
만인의 입이 곧 비석이니
어찌 따로 비명을 세길 것인가?
높으신 도 이시여!
산은 높고 강물은 길기만 한대
절 모퉁이에 탑을 세우노니
사법계(事法界)가 곧 이법계(理法界)라
길이 길이 전하여
많은 대중이 의뢰할 바를 삼으노라.

불기 3008년(1981) 태월(泰月ː1월)
오대산인 탄허택성 찬 병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