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月 京山 大禪師 舍利塔碑
佛爲慧炬라 作昏衢之大明이요 法是慈航이라 濟苦海之深溺이니 若不歸依佛法이면 安能利益人天이리오 故로 揚法水之淸하야 以邀覺月之照하고 於是에 以禪定으로 爲之骨하며 以看經으로 爲之肉하며 以粥飯으로 爲之皮하며 以行智具足으로 爲之眼目爲之手足則一人之凡身이 儼然做一个法王之身也니 鶴月大禪師가 是其人也니라 禪師의 俗姓은 孫氏요 本貫은 密陽이며 俗名은 喜璡이요 法名은 京山이며 鶴月은 其號也니 依鏡峰老師嗣法하다 父의 諱는 鳳俊이요 母는 李氏니 檀紀四二五十年丁巳五月三日에 生於咸北北靑郡陽化面湖滿浦里하다 幼時에 入學하야 北靑農校卒業하고 至十九歲에 入金剛山楡岾寺하야 依秀庵和尙得度하고 受具足戒于東山長老하다 至二十四歲時에 於楡岾寺專門講院에 大敎科修了하고 自此로 有出塵之志하야 頓捨敎義하고 周遊摩訶衍上元寺· 梵魚寺· 定慧寺· 極樂庵等 諸方禪肆하야 修禪安居하니 富貴也와 貧賤也와 是非也와 好惡也가 其在禪師之分上에 如浮雲之過太虛也러라 至三十九歲時에 觀宗團之衰微하고 慨然有淨化之願하야 與曉峰· 東山· 靑潭等 諸元老로 發起謀議하야 勇往邁進하고 百折不屈하야 遂成不朽之業하니 二十年來에 五度總務院長之職과 東國學園理事長과 世界佛敎徒協會韓國支部委員長과 韓國宗敎協議會會長과 韓國佛敎總聯合會會長과 桐華寺住持와 羅城達摩寺祖室과 無門關六年苦行等이 是其實績以皆所以回狂瀾於旣倒하고 引墮緖於末流者也니라 禪觀之餘에 所著者가 有三處傳心一卷이 行于世하다 至己未十二月二十五日卯時하야 於寂照庵에 奄然入寂하니 世壽는 六十三이요 法臘은 四十二也라 以宗團葬으로 奢維하야 得舍利三百四十八顆하니 五色이 具備하야 燦然有光이라 百年以來의 初有之瑞相也로다 舍利者는 是梵語而此翻則有三義하니 曰精聚며 曰骨神이며 曰不思議也라 盖所以精修三業之結晶體也니 辭章은 可外飾이어니와 心不可欺也니라 嗚呼라 師也가 承古聖之遺響於數千載之後하야 今以法王之鳴으로 試向人間一鳴焉하니 師亦可謂法王之功德身者也로다 盖非其人而銘之면 君子不與也요 銘之而非其實이면 君子不爲也니 今師之銘也는 以其人而銘之하고 以其實而銘之라 故로 因其門徒之囑而敍其顚末如右하야 以示來者하노라
應化 三千八年(1981) 辛酉 乾月 三日
五臺山人 呑虛宅成 撰 幷書
학월 경산 대선사 사리탑비
부처님은 지혜의 횃불이시기에 어둠의 거리에 큰 광명이 되시고, 불법은 자비의 배이기에 고해에 깊이 빠진 이를 건내 주시니, 만일 불법에 귀의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사람과 하늘에 도움이 될 수 있겠는가? 이 때문에 맑은 법수(法水)을 뿌려서 깨침의 달이 비추어 옴을 맞이하고, 이에 선정(禪定)으로 뼈를 삼고 경전을 보는 것으로 살을 삼으며 죽과 밥으로 가죽을 삼고 행실과 지혜가 구족함으로 안목과 수족을 삼는다면 범부의 몸이 의젓하게 법왕의 몸이 될 것이다. 학월 대선사가 바로 그러한 분이라 하겠다.
선사의 속성은 손씨요, 본관은 밀양이며, 속명은 희진(喜璡)이요, 법명은 경산(京山)이며, 학월은 그의 법호이니 경봉 노선사에게 귀의하여 법을 이으셨다.
부친의 이름은 봉준(鳳俊)이요, 모친은 이씨이다, 단기 4250년(1917) 정사 5월3일, 함경북도 북청군 영화면 호만포리에서 태어나셨다.
어릴 때 학교에 들어가 북청농업학교를 졸업하고, 19세에 금강산 유점사에 들어가 수암(秀庵)스님에게 귀의하여 도첩을 얻고 동산 노스님에게 구족계를 받으셨다. 24세에 유점사 전문강원에서 대교과를 수료하고 그 이후로부터 세속을 벗어나려는 뜻을 가지고서 교학의 의리를 버리고 마하연, 상원사, 범어사, 정혜사, 극락암 등 여러 선원에 머물면서 선을 닦으며 안거하니, 부귀와 빈천과 시비와 사랑과 증오는 선사의 본분에 있어서 뜬구름이 허공을 지나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39세 때 종단의 쇠퇴되어 가는 것을 보고서 개연히 정화하려는 원을 가지고서 효봉, 동산, 청담 등 많은 원노 스님들과 더불어 발기하고 모의하여 용감스럽게 매진하여 일백 번 껶여도 굽이지 않은 절개를 가지고서 마침내 불후한 위업을 이룩하엿다. 20년 동안에 다섯 차래나 총무원장의 직책과 동국학원 이사장, 세계불교도협회 한국지부 위원장, 한국종교협의회 회장, 한국불교총연합회 회장, 동화사 주지, 나성 달마사 조실, 무문관 육년 고행 등은 그의 실적인 동시에 그 모두가 이미 무너진 광란(狂瀾)을 돌이키고 말류(末流)에 떨어진 실마리를 끌어 일으켜 세운 일이라 할 것이다. 선관(禪觀)의 여가에 지은 저술로는 『삼처전심(三處傳心)』1권이 세상에 널리 전해지고 있다.
기미년(1979) 12월 25일 묘시에 적조암에서 열반하시니 세수는 63이요 법랍은 42이다. 종단장으로 화장하여 사리 348과를 얻으니 오색이 영롱하여 찬란하게 빛을 발하니, 백년 이후에 처음 있는 상서였다.
사리란 범어인데 우리말로 번역하면 세 가지의 의의가 있으니, 정기의 모임이요, 신령한 뼈요, 부사의(不思議)이다. 이는 삼업(三業)을 정밀하게 닦은 데에서 얻어지는 결정체이다. 문장은 겉으로 꾸밀 수 있으나 마음은 속일 수 없다. 아!스님은 옛 성인의 유업을 수천 년 이후에 계승하여 오늘날 법왕의 말씀을 인간 세상에 향하여 한 번 울렸으니, 선사 또한 법왕의 공신이라 말할만하다.
그에 걸맞는 사람이 아닌데 비명을 쓰라 하면 군자는 이를 허락하지 아니하며, 비명을 쓰되 그 실상이 아니면 군자는 쓰지 않는다. 오늘날 선사의 비명은 그에 걸맞는 사람이기에 그의 비명을 쓰고, 그에 걸맞는 실상으로써 비명을 짓는다. 이 때문에 그 문도의 부탁으로 인하여 그 전말을 위와 같이 서술하여 후생들에게 보이는 바이다.
응화3008년(1981) 4月 3일
오대산인 탄허택성 짓고 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