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10│ 지옥에 떨어진 조달이를 아란 존자가 찾아가 문답한 내용은 무엇입니까?

━━ 조달이가 부처님을 비방하다가 지옥에 떨어졌다. 부처님께서 아란 존자를 시켜 위문을 가게 했다. 아란 존자가 조달이에게 물었다.

“지옥고가 어떠한가?”

그러자 조달이가 대답했다.

“내가 지옥에서 고통 받는 즐거움이 마치 삼선천 즐거움처럼 느껴진다(색계色界 사선천의 셋째 하늘. 선을 닦는 사람이 이선천에서 얻은 기쁨을 떠나 정묘精妙한 낙을 얻는 곳으로, 소정천, 무량정천, 변정천이 있다).”

아난 존자가 다시 물었다.

“지옥고가 삼선천 낙보다 좋다면 당신은 언제나 지옥에서 벗어날 것이오?”

조달이가 대답했다.

“석가모니가 지옥에 빠지는 그때서야 나는 지옥에서 나간다.”

그러자 아난 존자가 화가 치밀어 호통 치며 말했다.

“조달이 너야말로 범부로서 악한 놈이기에 지옥에 빠졌지만 어찌 석가모니 부처님이 지옥에 빠질 수가 있단 말이냐?”

그러자 조달이가 오히려 큰소리를 치면서 말했다.

“이놈 아난아, 석가모니 부처님이 지옥에 빠질 수 없다면 어찌 조달이가 지옥에서 나갈 수가 있겠느냐?”

여기서 언어문자가 끊어졌다. 그렇다면 지옥과 천당이 둘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이 조달이의 지옥과 천당의 구별이 없는 소식이다. 이것은 부처님의 위력으로 법문을 구하고자 일부러 조화를 부려 본 것이다.

불법의 도리는 이래서 묘한 것이다. 깊이 공부를 하면 이런 도리를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