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11│ 부처님께서 아무 말씀도 없었는데 외도가 도를 얻었다 함은 무슨 뜻입니까?

━━ 어느 외도가 부처님을 찾아와서 이렇게 말했다.

“말이 있는 것도 묻지 않는 동시에 말이 없는 것도 묻지 않습니다. 말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한 말씀 해주십시오.”

세존께서 그저 말없이 한참 동안을 침묵[良久]하시는데, 그때 외도가 말했다.

“세존께서 대자비로 저의 미迷한 곳을 열어 주셔서 제가 얻고 갑니다.”

그러면서 절을 하고 갔다.

아난 존자가 옆에 있다가 세존께 그 까닭을 물었다.

“세존께서는 아무 말씀도 안 하셨는데 어찌 외도는 알았다면서 감사의 인사를 하고 갔습니까?”

“세상에서 좋은 말[馬], 영리한 말은 주인의 채찍 그림자만 보고서도 벌써 갈 줄 안다.”

그러면서 외도는 마치 천리마처럼 영리한 사람이라고 하셨다. 또한 둔한 말은 매를 때리고 끌어도 못 가는 것도 이와 같다 하시며 세존께서 외도를 칭찬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