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가 신뢰받을 때 법法과 영令이 바로 선다
한 나라에 새로운 지도자가 나오면 국민들은 다음과 같은 기대와 소망을 갖는다.
‘이번 지도자는 만인을 이롭게 해줄 사람인가.’
‘우리를 올바르게 지도할 것인가.’
‘우리를 편하게 해주려는가.’
그런데 이러한 기대가 무너진다면 어떨까.
‘지도자가 국민을 이롭게 하지 않고 착취한다.’
‘편안하게 해주지 않고 오히려 괴롭게 한다.’
‘올바르지 않고 제멋대로 한다.’
그러면 국민은 비록 처음에는 지도자의 말을 듣는 듯하지만 나중에는 말이 통하지 않게 된다.
자고로 현명한 지도자는 만민의 총명을 모아 자기의 총명으로 만들어 국정에 반영하는 법이다. 아무리 한 사람이 밝다 해도 만민의 총명을 모은 것보다 더 밝지는 못한 법이다.
《논어》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누군가가 허물이 있다고 충고해 줄 때 기뻐하는 것은 공자의 3천 제자 중 자로밖에 없다.”
그만큼 남의 충언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릇 지도자라면 백성의 참된 말을 귀담아 듣고, 허물을 지적하면 이를 기꺼이 받아들여 고쳐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지도자는 만민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 신뢰를 얻지 않고서는 만민의 마음을 얻기가 힘들다. 진秦나라의 재상 상앙商鞅은 백성의 신뢰를 얻기 위해 수도 남문에 말뚝을 세우고, 다음과 같은 공고를 냈다.
“이 말뚝을 북문으로 옮기는 사람에게는 만금의 상금을 주겠다.”
백성들은 이 공고를 거짓으로 여기고 웃어넘겼다.
사흘째 되던 날 한 사람이 장난삼아 그 장소에 말뚝을 박아 놓았다. 상앙은 약속대로 만금을 그에게 주었다.
상앙은 다음날 똑같은 조건을 내걸었다. 백성들은 생각했다.
‘처음에는 주었지만 이번에는 거짓말일 거야.’
이튿날 한 사람이 역시 장난삼아 말뚝을 박았다. 상앙은 이번에도 상금을 내렸다.
상앙은 세 번째 말뚝을 내놓았다. 그러나 백성들은 여전히 미더워하지 않았다.
‘설마 더 이상은 아니겠지.’
한 나절이 지나자 한 사람이 말뚝을 박아 세워 놓았다. 그러자 상앙은 그에게 상금으로 만금을 내렸다.
상앙은 네 번째 말뚝을 내놓았다. 이번에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백성들이 몰려들었다. 세 번이나 약속을 지킨 것을 본 백성들이 달라진 것이다.
‘과연 이 분은 우리를 추호도 속이지 않고 있구나!’
백성들이 지도자를 믿자 진나라에는 법法과 영令이 바로 섰다.
법과 영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먼저 지도자가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 법과 영이 서지 않을 때 국민을 탓할 게 아니라 모범을 보이지 못한 지도자에게 원인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결국 한 나라의 정치가 제대로 서고 발전하는 것은 어떤 지도자가 등장하는가에 달려 있다.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도道가 없으면 부패하기 마련이다. 도는 시공이 끊어져 욕심이 없는 상태다. 이러한 이치를 알아 각 분야에서 도를 실천할 때 올바른 정치가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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