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스님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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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3-05 07:54
참선 문에 들어서면 알음알이는 벗어 던져라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3,559  
참선 문에 들어서면 알음알이는 벗어 던져라

어떤 사람이 삼[麻] 짐을 허리가 부러지게 잔뜩 지고 험한 산길을 걸어가던 중 반짝이는 무언가를 보고 발걸음을 멈췄다. 가까이 가 보니 금이었다. 덩어리가 무척 커서 값어치가 어마어마할 듯했다. 뛸 듯이 기뻤지만 순간 고민이 생겼다. 삼 짐을 지고 가자니 금덩이를 버려야 하고 금덩이를 지고 가자니 지금까지 힘들게 지고 온 삼 짐을 버려야 했다.
그는 어떻게 할까, 한참을 망설이다가 마침내 결단을 내렸다.
‘그래, 금덩이도 중하지만 몇 천리를 지고 온 전공[前功可惜]이 아까워서라도 삼을 포기할 순 없지.’
이 얼마나 어리석은 노릇인가. 진짜 보배를 만났으면 아무리 공들여 얻은 것이라도 가짜는 버리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 작은 집착을 벗어던지지 못해 귀한 보물을 얻지 못한 것이다. 중생의 인생살이가 이와 같다.
참선에서도 법의 큰 보배를 얻으려면 지금까지 짊어지고 온 알음알이, 선입지견先入知見을 깨끗이 버려야 한다. 깨달음과 알음알이는 함께 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참선 문에 들어와서는 알음알이를 두지 말라.”
이 말의 뜻은 종전 악지견惡知見을 모두 버리고 순직한 마음으로 법문을 받아들이고 오직 실답게 참구해야 한다는 뜻이다.
참선 법문에 비하면 모든 교리는 삼 짐에 불과하고, 참선은 금덩이와 같은 것임을 철저히 알아야 한다.
인생의 가장 귀한 것은 정법正法을 만나는 일이다. 정법을 만났으면 결코 빈손으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금생今生에 해탈문解脫門 중 큰 보배를 꼭 붙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