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허스님은 내게 이런 분이었다> 지금으로부터 6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1940년 가을 어느 날 필자가 13살 때 양월스님을 따라 오대산 상원사에서 처음 탄허스님을 배알한 것이 어제같이 기억에 생생하다. 그 이듬해인 1941년 2월 10일 음력 신사(辛巳) 1월 15일 김희태(金喜泰)스님 을 법사(法師)로 지암(智庵) 이종욱(李鍾郁)스님을 계사(戒師)로 모시고 문열 (文悅)이라는 법명(法名)과 사미계(沙彌戒)를 받으므로 득도(得度)하였다 그러니 탄허스님에게는 손자상좌가 되고 한암스님에게는 증손자상좌가 된다. 문열이는 그 동안 희태스님이 하시던 한암조실스님의 일상시봉을 하게되었 다. 지금도 기억에 생생한 것은 새벽 3시에 도량목탁소리와 함께 일어나 조 실로 들어가면 언제 일어나셨는지 한암스님은 언제나 앞문을 활짝 열어놓고 단주를 돌리시면서 선정에 들곤 했었다. 어언 4년이란 세월이 흘러간 1944년 겨울이 접어들면서 고향에 계시는 아버 님이 위독하다는 전보가 여러 차래나 왔었다. 그러던 어느 날 탄허스님이 부 르시면서 말씀하시기를 비록 출가를 했다하더라도 부모님이 위독하시다는 전보를 여러 번 받았으면 한번 다녀오는 것이 도리이니 그렇게 하여라 하시 기에 다음날 조실스님께 사정이야기를 말씀들이고 법당에 올라가 부처님께 참배하고 4년만에 그 눈길을 마다 아니하고 고향인 입암이란 곳을 향해 나섰다. 그러나 그것이 마지막 작별참배가 되리라고는 미쳐 몰랐다. 그후 1969년 가을 탄허스님이 수원 용주사에 계신다는 것을 알고 찾아뵌 것 이 환속 후에는 처음이었다. 그해 늦가을 어느 땐가 필자 집으로 스님을 만 찬 초대한 적이 있었다. 그때 문도슨님 5, 6명이 같이 오셨던 기억이 난다. 아마 그 스님들도 지금쯤은 고희는 넘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때에 옛날 그 손자상좌 문열을 위해 서주신 법문을 8폭 병풍을 만들어 가 보로 대물림하고 있다. 법문은 아래와 같다. 夫 心性 虛通 動靜之源 莫二眞如 絶慮 緣計之念 非殊惑見분馳 窮之則 唯 一寂靈源 不狀 鑒之則 以千差千差 不同 法眼之名 自立一寂 非異 慧眼之號 斯存理量 雙消 佛眼之功 圓著是以三諦一境 法身之理 恒淸三智一心 般若之明 常照境智冥合 解脫之應 隨機非縱非橫 圓伊之道 玄會故知 三德妙性 完爾無乖一心深廣 難思何出要 而非路是以 卽心爲道者 可謂 尋流而得源矣呑 虛 사미승 4년 그때를 생각해본다. 스님은 나이 어린 손자상좌 문 열이가 귀여워서였든지 꿀밤 한 개를 먹이면서 하신 말씀이 "이놈 문열이는 중노릇하기 힘들걸"하시던 것이 마치 예지나 하셨는지!! 그리고 4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함암노스님 시봉 하면서 따뜻한 세숫물에 한두 가지 반찬 장만하던 것이 지금 도 뇌리에 생생하다. 불교 교리로 본다면 이 세상에서는 비록 허술하게 살았지만 그 때에 맺은 인연으로 내생에는 반듯이 성불할 수 있는 종자 는 심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 자위하면서 그때 그 시절을 되새기며 탄허스님께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권태호 문열 합장 URL http://kth2708.mytrip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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