序 文

道가 높은신 明代의 高僧 憨山大師께서는 『老子』. 『莊子』를 注釋하시면서 일찍이 말씀하시기를, “孔聖께서 老子를 만나보신 후에 탄복하여 ‘龍과 같다(猶龍)’고 찬양하셨다. 中國 千古의 聖人 중에서도 超世間的인 見解를 獨負하신 분은 老子를 제외하고는 오직 莊子 한 사람뿐이며, 道를 말한 글로서 廣大하고 自在함은 佛經을 제외하고는 諸子百家 중에서 天人의 學을 제대로 잘 밝힌 것은 오직 莊子一書뿐이다. 가령 中國에 이 사람(莊子)이 없었다면 萬世之下에 眞人이 있는 것을 모르게 될 것이며, 중국에 이 글(莊子)이 없었다면 萬世之下에 이 妙論이 있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고 하여 『莊子』를 極讚하셨다.
「莊子」의 글이 모두 33篇인데 內篇이 7篇이고 外篇이 15篇이고 雜篇이 11篇이다. 그 중에서도 內7篇은 道를 말한 것이 體系的이고 앞뒤의 문장도 脈絡이 관통되어 內聖外王의 道를 구체적으로 진지하게 잘 밝혔다.
第1 逍遙遊篇은 그 내용이 形骸를 超脫하고 智巧를 泯絶하여人生의 一身과 功名에 속박되지 않고 無我를 터득하여 저 大鵬새가 九萬里長天에 높이 나는 것처럼 虛無自然인 大道의 자리 (無何有之鄕, 廣漠之野)에서 소요함이니, 곧“至人은 無己이고 神人은 無功이고 聖人은 無名이라”는 3句가 가장 핵심이다.
第2 齊物論篇은 莊子 全篇중에서 가장 많은 분량이고 論한 글도 어렵다고 볼 수 있다 그 無我(無己)를 깨닫지 못한 諸子百家들이 중구난방으로 物論이 분분하므로 그 物論들을 하나의 道로써 가지런하게 함을 위주로 하여 말한 것이니 大覺한 聖人이 아니면 그 小知와 小見으로써 각자가 말한 것이 옳다고 여기는 我見을 어떻게 풀어 버릴 수 있겠는가? 人籟와 地籟는 天籟에 의해서 소리가 난 것이나 天籟는 과연 무엇인가? 忘言하며 忘知하여 南郭子綦처럼 忘我(喪我)해야 된다. 또한 大覺眞人처럼 物我兩忘을 하던지 自己 本有의 眞宰(本心=道)를 깨닫던지, 꿈과 나비(夢蝶)의 비유처럼 大而化之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第3 養生主篇은 心性을 보전수양하고 생명을 온전하게 함을 말한 것이니 心性이 곧 生命의 主이다. 세상 사람들이 一身의 口體만을 위하여 功名과 利祿으로써 養生하는 수단으로 여기고 殘生 傷性하여 종신토록 헤매고 설쳐서 그칠 줄을 모르니 되겠는가? 物慾에 빠져서 貪求하지 말고 安時處順하여 淸淨離慾함으로써 養生함이 道에 들어가는 공부이다. 위의 「소요유」에서 말한 聖人은 自己와 功과 名을 잊어서 物外에 超然하나 「제물론」에서 말한 범부는 功名을 다투고 변론을 좋아하여 眞宰를 迷하고 깨닫지 못하니 그것은 곧 聖人과 범부의 구분이다. 聖人의 道에 들어감에는 먼저 養生主로써 힘써야 되나니 그 養生主는 다만 “緣督爲經(중도의 이치에 따라 항상 변함 없이 하고 밖으로 지나치게 馳求하는 마음이 없음)”이라는 一語에 있다.
第4 人間世篇은 聖人의 처세하는 道를 말한 것이니 위의 養生主하는 공부가 涉世를 잘하는 그것으로써 체험하게 된다. 養生을 제대로 잘하면 처세함에 있어서 자기의 재주와 이름을 과시하거나 强行하려는 허물이 없게 되고 君主를 보필하거나 그 命令을 받드는 데에 자신의 공로와 재능을 자랑하는 잘못을 범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공부는 心齋와 坐忘으로써 자신을 비우고 涉世한다. 孔子는 세상을 경륜하는 聖人이시고 顔淵은 聖門의 高弟이므로 그를 이끌어 말해서 숭배하고 믿게 하였으며 끝 부분에서는 쓰임 없는 無用이 참으로 大用임을 강조하였다.
第5 德充符篇은 實德이 안에 꽉 차 있으면 마음이 形骸의 밖에 벗어나서 몸 껍질인 外形만 보지는 않는다. “몸이 大患의 근본”임을 알았기에 物慾에 끄달리지 않고 마음이 天性에 합한다. 그리하여 德充한 이를 보는 이도 神符 心會하고 忘形 忘智하여 어찌 되는지를 모르게 저절로 道에 합한다. 그러므로 道를 배우는 이는 實德이 안에 꽉 차있는 것만을 힘쓰고 그 虛名이 밖으로 나타남을 의식할 필요가 없다. 자기를 세상이 알아주기를 바라지 아니해도 세상이 저절로 알아주게 된다. 그래서 유명한 王駘등 여러 사람들을 이끌어서 밝혔다.
第6 大宗師篇은 위의 逍遙遊하는 聖人이 곧 萬世의 모든 이들이 으뜸 스승으로 받드는 大宗師이다. 소요유·제물론·양생주는 聖人이 道를 체득한 大體이고 인간세는 聖人의 涉世하는 학문 공부이니 聖人이 道를 체득한 후에 涉世하는 大用이며, 德充符는 聖人이 몸을 잊고 分別智를 잊어서 體와 用이 兩全하여 세상에 무심하고 大道에 합하여 걸림 없이 노니는 德充의 효험이다. 大宗師는 위의 6篇의 도리를 총괄하여 道와 德이 全備해서 자기를 잊고 功과 名을 잊은 것이니 至人·神人·聖人은 반드시 그리하여야 비로소 萬代의 宗師가 된다. 內聖의 學은 여기에서 극치를 이루며 부득이 한 경우에 應世하면 聖帝明王이 되어 그의 用心은 거울 같고 無爲而化로써 政治를 하고 不測의 경지(不思議境)에 서게 되나니 그것이 第7 應帝王篇의 골자이다.
古人의 말씀에 “聖人을 좋아하고 聖人의 道를 하는 이는 곧 聖人의 무리라”고 하였다.
呑虛大師께서는 佛法에 歸依하시기 전에 일찍이 儒敎와 道敎를 받들고 孔孟과 老莊을 좋아하셨으며 또한 憨山大師의 뒤를 이어 獨學으로 『莊子』를 애독하여 모두 연송할 뿐만 아니라 그의 깊은 뜻을 了達한 후에 內7篇을 모두 현토하고 번역하셨으며 누차 강의를 하셨다. 구한국 말엽에 나타나서 『莊子』에 대한 獨步的인 實力을 갖추었기에 中外의 모든 人士들이 입을 모아 찬양하였던 것이다.
어떤 이(李鎭永氏 등)는 말하기를 “莊子가 나와서 다시 강의를 하셔도 呑虛스님만치는 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에 沒後 20주기를 기하여 평소에 존경하고 받드는 敎林出版社 社長 徐又潭居士께서 篋中에 묻여 있던 『莊子』內7篇 원고를 발견하여 출판하면서 내가 전일에 三一禪院에서 『莊子』강의를 했다고 하여 나에게 머리말을 부탁하기에 사양하지 못하고 떠오르는 말을 적어서 서문에 대신하려 한다.
古人의 말처럼 呑虛大師께서는 聖人의 무리이시고, 이 번역과 현토를 하신 것 또한 超世間的인 견해와 그 妙論을 이 세상에 다시 전하여 학자들에게 크나큰 도움을 주신 것이다. 이 세상에는 龍은 볼 수 없고 魚鳥類만 雜多하며 天人의 學이 세상에 묻혀질까 염려된다. 그리하여 憨山大師와 呑虛大師께 더욱 고개를 숙여 敬意를 표합니다.

2004년 갑신 2월 12일
華 嚴 學 硏 究 院 長
呑虛門人 圓照覺性 謹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