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운이 트이는 시기,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새벽이 밝기 전, 짧은 순간이지만 주변은 가장 어두컴컴할 수 있다. 고난에 대한 각오도 있어야 할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도덕을 실천하게 하는 것이 종교라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힘이 종교가 아닐까 한다. 그런 종교는 우주 종교라 할 수 있다.
유불선을 한 덩어리로 하여 위정자가 그 장점만 취한다고 하면 훨씬 나아질 것이다. 세상을 다스리는 데는 유교가 제일이고, 치신지학治身之學으로는 도교가 제일이며, 치심지학治心之學으로는 불교가 제일이다. 이런 장점을 잘 취해서 민중을 다스린다면 좋을 것이다.
종교라는 것은 끝까지 자각하는 것이고 스스로 깨닫는 것이다. 자각하면 모든 고통이 빠져나간다. 우주가 생기기 전의 자리, 거기에 앉아 있으니 우주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이것이 종교의 개념이다.
불교에는 천당, 지옥설, 극락과 같은 말이 기독교보다 몇 백 배나 많이 나온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유치하고 무의미한 것들로, 어린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한 방편일 뿐이다. 최고의 이념은 자각이다. 그리하여 스스로 이고득락離苦得樂하는 데 있다. 자기 혼자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 중생도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
산불을 물 한 잔으로 끌 수는 없다. 한 개인, 한 종교인의 힘은 미약하다. 하지만 언젠가 그 한 잔 물이 동해물로 변할 때가 올지도 모른다.
오늘날 번잡하고 소란한 우리 주변 문제를 개개인이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떤 혁명이 오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최근 들어 이상기온 현상이 자주 나타나는 것은 중생들이 자연의 순리를 따르지 않은 탓도 있다. 각 나라마다 공해 문제가 심각하다.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자연을 정화하여 사바세계나마 깨끗한 환경에서 살다가야 하지 않겠는가.
자연 정화뿐만 아니라 사회 정화도 함께 필요하다. 그러나 메마른 땅에 소나기가 갑자기 쏟아지면 대지를 흡족하게 추겨 주기는커녕 홍수처럼 지나가 희생만 클 뿐이다. 정화 운동도 마찬가지다.
불교의 감로수가 만물에게 균점均霑되듯이 정화 운동도 메마른 민중의 가슴을 충분히 추겨 줄 수 있는 데까지 승화시킬 수 있는 철학적 신념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정치적이고 행정적인 정화에 그치지 않고 마음의 정화 운동이 되어 서로가 진정으로 아끼고 도와야 한다. 위대한 복지사회를 건설하기란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밖으로는 국토를 철통같이 방위하면서, 안으로는 국민 각자가 자성自省하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되풀이되어서는 안 될 일을 과감하게 잘라 내고 정화하는 것만이 복지사회에 좀 더 빨리 도달할 수 있는 길이다.
물질의 풍요만으로 복지국가라는 기준을 잡을 수 없다. 진정한 복지사회를 실현하려면 학교 교육에서 정신문화의 원천인 종교를 가르쳐야 한다. 불교뿐만 아니라 인간을 풍요하게 한 모든 종교를 다루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기독교의 산상수훈, 유교의 《논어》, 《중용》, 《역학》, 불교의 《화엄학》 같은 것 말이다.
불교의 인과 원리만 철저히 터득해도 이 사회의 교도소는 문을 닫게 될 것이다.
오늘의 나의 현실은 어제의 연장이요, 내일의 나의 현실은 오늘 나의 행동의 연장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오늘 나의 생활은 충실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