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봉선사께

曾伏蒙下問而未遑上答者는 縱因事勢所拘나 悚悶則極矣라 下囑塔碑文寫眞은 業已請要於上院兒輩로되 而尙未到라 只寫碑文原稿呈去而已니 諒覽一笑若何오 嗚呼라 以一片石이 豈足以盡先師之生平者哉아 雖然이나 觀鳳一羽로 足以知五彩之成이라 故聊事平日所聞所知하야 以爲後學之鑑云爾라 不備伏惟下照하고 幷伏祈爲道自愛而已也라

己亥年 七月 二十七日에 門小侄 宅成 九拜上答

일찍이 물으심을 받았으나 미쳐 답장을 올리지 못한 것은 아무리 여러 가지 일로 그렇게 되었다 하지만 송구스럽고 민망함을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부탁하신 한암스님 탑비(塔碑)의 사진은 이미 상원사 시자(侍子)들에게 말해 놓았으나 아직 도착하지 않았고, 비문 원고는 복사한 것만 보내오니 한 번 보십시오. 아! 이 한조각 비석에 세긴 글로써 어떻게 선사(先師:한암)의 한 평생을 모두 말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봉황의 깃털 하나를 보면 오색 무늬의 아름다움을 넉넉히 알 수 있음으로 평소의 듣고 아는 것들을 비석에 새겨서 후학들의 귀감으로 삼으려 함입니다. 이만 줄입니다. 바라옵건대 도를 위하여 건강하시기를 비옵니다.

기해년 7월 27일 문중 조카 택성은 삼가 답서를 올립니다.